Page 18 - 고경 - 2016년 8월호 Vol.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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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틀린 일기예보가 반갑기만 한 사람들
조마조마했다. 며칠 전부터 비가 올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
다. 자주 빗나가는 일기예보가 이번에도 틀리기를 바랄 수밖
에 없었다.
6월 27일 가야산으로 향했다. 구름이 압도하는 곳에서 해
가 기를 펴지 못하고 있었다. 예보가 맞나 싶었다. 날씨 걱정
을 털어내지 못하고 산중에 들어섰다.
백련암은 분주했다. 법복에 앞치마를 두른 불자들이 곳곳
을 청소했다. 날씨는 신경도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비가 오
든 말든 준비를 잘 해야지요.” 이마의 땀을 쓸어내리는 한 보
살님의 표정은 무심했다.
대안학교에 다니는
딸과 함께 4월 1일부터
100일기도를 하고 있는
정심행 보살님은 마당
청소를 하고 있었다. 보
살님은 “산중공양이라
고 하는데, 뭐라도 도와
드려야 할 것 같아 풀을
뽑고 있다.”며 웃었다.
성공월 보살님의 딸
인 최혜원 양은 “힘들지
만 보람이 있어요. 상 펴
공양에 앞서 좌선실을 청소하고 있다. 고 종이 깔고 주전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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