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 - 고경 - 2016년 8월호 Vol. 40
P. 13

흥국사 약사전


                 을 낸 나들이라 영조 왕비가 누워 있는 홍릉(弘陵)만 찾았다.
                 안내판을 보니 입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 평지를 천
                 천히 걷다가 느릿느릿 언덕길로 천천히 올랐다. 다시 내리막

                 길이다. 잘 다듬어진 넓은 잔디동산 위에 봉분은 한 개였다.
                 옆자리는 당신자리만큼 지아비를 위해 비워 놓았다. 영조는
                 아직도 오지 않았는데 그녀는 지금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
                 다. 하지만 그이는 계비 (繼妃, 둘째 부인)인 정순왕후와 함께 반

                 대방향인 구리시 동구릉에 나란히 누워 있다.
                   공간배치로 미루어 보건대 영조는 첫 부인 곁으로 갈 생각
                 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살다 보니 마음이 변한 모양이다. ‘곰
                 보다는 여우’를 찾아갔는지도 모를 일이다. 알고 보면 그게 아

                 니었다. 영조의 마음은 변함없었을 것이다. 직접적인 이유는


                 2016. 08.                                          11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