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고경 - 2016년 12월호 Vol.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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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시 장흥면 개명산(開明山) 토지 4만평을 구입하고 이듬
해 기공식을 한 후 2010년 6월 20일 낙성식을 통해 영산회상
을 재현했다. 고구려 보덕 (普德) 국사가 어쩔 수 없이 당신이
살던 절을 백제로 옮겨 왔다는 ‘비래방장(飛來方丈)’을 떠올렸
다. 정체성을 위하여 불상, 탱화, 편액은 물론 재활용할 수 있
는 기와, 기둥 등 몇 점을 상징적으로 이운했다. 새 절이지만
천년고찰을 표방할 수 있는 명분으로 충분했다. 신라와 고려
의 안정사에서 조선 청련사 다시 한국 청련사로 이어지는 종
풍호지 (宗風護持)를 위하여 일신을 돌아보지 않았던 것이다.
개불광명 (開佛光明, 부처님의 광명이 열림)의 수기지지(受記之地,
약속의 땅)였다.
비석이 완성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아침 일찍 들렀다. 부도
를 중심으로 백우 대종사 비석과 중창 사적비가 좌우로 나란
히 서 있다. 작고 또 소박한 느낌의 비석과 부도가 절 입구의
평지를 닦아 나지막이 자리 잡고 있다. 마지막 찬(讚)은 이렇
게 마무리 지었다.
低頭不見地(저두불견지) 仰面不見天(앙면불견천)
欲知白牛處(욕지백우처) 但看脚下前(단간각하전)
고개 숙여 살피지만 땅에서도 보이지 않고
우러러 보지만 하늘에서도 찾을 수 없네.
백우 대종사가 있는 곳을 알고자 한다면
다만 서 있는 그 자리 밑을 살펴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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