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고경 - 2016년 12월호 Vol.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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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마 대사의 비문을 『보림전』에 기록하다
현재 남아 있는 『보림전』의 마지막 권수인 권8에는 달마
대사의 비문을 기록해 두었다. 양도 많고 문장도 화려하다.
남아 있는 것은 짚신 한 짝이 아니라 비석 파편이었다.
“… 설함 없이 법을 설하는 것은 어두운 방에서 횃불을 드
는 것과 같으며 밝은 달을 가리는 구름을 제거한 것과 같다.
법음(法音)을 중원에 떨쳤고 도는 고금에 두루하였다. 제후가
그 명성을 듣고서 흠모하기를 하늘과 같이 하였다. 이에 비늘
을 지혜의 바다로 내달리게 하였고 날개를 선 (禪)의 강물에
떨치게 하였다. 법의 다리는 하늘에 걸렸고 지혜의 태양은 높
이 비추었다…”
비문의 기본은 예나 지금이나 고인에 대한 찬탄임을 유감
없이 보여준다고 하겠다.
연재를 마치며
‘보림별어’라는 큰 제목으로 3년 8개월 연재의 대단원을 마치게 되었다. 한 달에
한 번이지만 흔히 하는 말로 “없는 집 제사 돌아오듯” 했다. 직접 번역한 초벌의
번역문을 수시로 읽으면서 글감이 될 만한 것은 빨간 글씨로 메모를 남겨두는 것
이 습관 아닌 습관이 되었다. 이제 자료가 거의 바닥났다. 마쳐야 할 때가 온 것이
다. 그동안 별로 재미없는 글을 참고 읽어주신 독자들에게 두 손 모아 감사드린다.
원철 스님 ● 조계종 포교연구실장이며 해인사 승가대학장과 조계종 불학연구소장
을 역임했다. 해인사, 은해사, 실상사, 법주사, 동국대 등에서 경전과 선어록의 연구·번역·강
의로 고전의 현대화에 일조하면서, 일간지 등 여러 매체에 전문성과 대중성을 갖춘 글로서
주변과 소통하고 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않다』외에 몇 권의 산문집과 번역
서를 출간했다.
2016.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