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 - 고경 - 2016년 12월호 Vol.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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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림별어 ● 글 _ 원철 스님
지킬 수 없다면
옮기는 것이 옳다는…
● 왕십리 청련사를 양주 장흥골로 옮기다
인연 있는 교수님에게 연락이 왔다. 약속장소
로 나갔다. 청련사 스님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왕십리 청련
사는 양주 장흥으로 이전불사를 마쳤다고 했다. 그 주역인 백
우(白牛) 스님이 작년에 열반하셨고, 올해(2016년) 1주기를 맞
이하여 부도탑과 비석을 모시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비문
을 부탁한다고 하면서 자료 한 뭉치를 쥐어 주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이것저것 살폈다. 압축성장이라는 개발의 역사와
함께 현대 불교사의 어두운 모습이 함께 어우러진 곳이었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에는 무학초등학교가 있다. 그리고 무
학봉과 함께 무학봉길도 있다. 동네이름 ‘왕십리’까지 모두 조
선개국 공신인 무학자초(無學自超, 1327~1405) 대사의 흔적이
다. 그래서 사람은 가도 향기는 남는 법이라고 했나보다. 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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