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고경 - 2016년 12월호 Vol.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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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우리나라 선지식들도 한결같이 사교입선에
                『능엄경』 「정맥소」가 좋다고 하며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강
                원의 강백들도 이 소를 크게 활용하면서 입을 모아 「정맥소」

                야말로 『능엄경』의 심오한 이치를 잘 천명했다고 평가했다.
                그간에 몇 번의 번역이 시도되었으나 아주 일부일 뿐 완역이
                나오지 않아 그 전모를 살펴볼 수 없었으나 이제 한 수좌의
                발원과 노고로 번역을 끝내고 출간을 앞두게 되었으니, 이제

                라도 다행이라 하겠다.
                  「정맥소」를 번역한 역자는 1992년에 출가하여 비구계를 받
                은 이래 제방선원에서 30여 안거를 하고 토굴에서 여러 해를
                정진한 수좌이다. 역자는 우리 불교의 간화선 전통을 보배롭

                게 여기며 「정맥소」를 늦게 만났다고 안타까워한다. 그의 생
                각을 들어보자.
                  “「정맥소」는 화두선에 대한 교학적 입지를 제공한다고 평
                할 수 있다. 많은 불교 수행체계 중에서 왜 화두선을 최상승선

                이라 하는가? 한국불교 선수행자라면 이 문제를 명확히 인지
                하고 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 시원히
                답하지 못하는 것이 오늘날 절 집안의 현실이다. 화두선에 확
                신을 갖지 못해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심지어는 십수 년 참구

                한 이도 다른 방편을 찾아 헤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는 실
                로 작은 문제가 아니다. 제방의 어른들도 걱정 끝에 이런저런
                대안을 모색했던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노력
                들이 근본 문제를 해결하기에 역부족이었던 것은 대승의 요의

                (了義)를 바탕으로 한 답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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