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고경 - 2018년 7월호 Vol.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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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읽는 성철 스님 2
청담 스님과 성철 스님의 각별한 인연
창주滄珠 향산香山 | 자유기고가
성철 스님과 청담 스님, 이 두 분을 빼고 한국 현대 불교 역사를 이야기
할 수 없을 것이다. 두 분은 어떤 때에는 같은 생각을 하며 같은 길을 가고,
또 어떤 때에는 현실을 보는 시각과 해결 방법이 달라서 다른 길을 걸었다.
그러나 두 분이 각각 30세와 40세 무렵에 덕숭산 수덕사 정혜사 능인선원
에서 만공 스님을 모시고 참선 정진할 때 처음 만나서 도반이 된 뒤, 두 스
님의 우정에 금이 간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세속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때로는 출가 수행자들 사이에서도 사이좋게 지내다가도 이견異見과
이해 다툼 때문에 싸움이 벌어지고 원수처럼 변하는 일들이 많지만, ‘성철
과 청담 - 청담과 성철 스님’은 이런 세상의 흐름과는 거리가 멀었던 위
인偉人이었다.
이 사진은 청담 스님과 성철 스님이 1964년 서울 강북구 도선사에 ‘실달
학원悉達學園’을 개설하고 그 현판을 단 뒤 두 분이 함께 기념 촬영을 한 것
이다. ‘실달학원’은 본래 승려들에게 현대 교육을 시키려는 목적에서 승가
대학 설립의 준비 단계로 추진했던 것이다. 각별한 도반인 두 분은 이때에
도선사에 함께 주석하며 한국불교 미래의 희망을 찾고 있는데, 함께 작성
한 ‘서원문誓願文’에서 “불조의 대도大道를 중흥하고 말세정법末世正法을 부
양扶養하고자 한다. … 항상 고불고조古佛古祖의 유법遺法과 청규淸規를 시
범역행示範力行하겠다.”며 원을 세우고, 수행요강에서 “천상천하에 유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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