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고경 - 2018년 7월호 Vol.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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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가 대답했습니다.
              “모든 악을 짓지 말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라.”
              이에 백락천이 말했습니다.

              “세 살짜리 아이도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선사가 말했습니다.
              “세 살짜리 아이도 말할 수는 있으나, 80세 노인도 행하기 어려우니라.”
              바로 이것입니다. 간단히, ‘착하게 살아라’는 말씀인데, 불법의 대의라는

            맥락에서 보자면 이보다 어렵고 무거운 말은 없을 것입니다. 무시무시합니

            다. 솔직히, 저는 자신 없습니다. 설상가상 또 다른 난제가 있습니다. 기본적
            인 우리말 독해력만 있으면 '불교개론서'만으로도 누구나 ‘무아-연기-공’이
            라는, 자아와 세계에 대한 불교의 가르침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 순간만

            큼은 마치 깨달음을 얻은 듯한 통쾌함을 맛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위험합니

            다. 지적, 철학적 ‘구름 타기’에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80세 노인도 행하기 어려운 실천의 문제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부
            처님도 우리의 이런 고충을 알았나 봅니다.




                출가자의 생활은 곤란하여 즐거움이 없다
                재가자의 삶도 어렵고 괴롭다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려 사는 것도 어렵다

                멀리 떠나도 괴로운 일을 만난다

                멀리 떠나지 마라
                또 괴로운 일을 만나지 마라

                                                              (『법구경』 제302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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