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고경 - 2018년 8월호 Vol.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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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와 책의 향기[文香滿室]
『중론』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화중우火中牛 | 자유기고가
대승불교는 크게 3대 학파學派로 나눌 수 있다. 주관·객관의 본체本
體와 본성本性 해명에 주된 관심을 기울인 중관학파, 현상現象 분석에 보다
큰 힘을 쏟은 유식학파, 깨달음의 토대土臺 해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여
래장학파가 그것이다. 이들 가운데 역사적으로나 교리적으로나 중관학파
가 가장 중요하고, 개창자 용수(대략 150∼250)가 저술한 『중론』은 중관학파
가 의지하는 핵심 논서이다.
중관학파와 용수의 『중론』
초기 대승불교 교학을 집대성한 용수(대략 150∼250)는 불교사에서 붓다
이후 가장 중요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그의 저서로 『대지도론』 등 여러
책들이 거명되고 있으나 친작親作 여부에 이론이 없는 것은 『중론』이다. 현
존하는 산스크리트 본 『중론』은 27품 449게송(귀경게 2게송 포함), 티벳어 번
역본도 27품 449게송으로 각각 이뤄져 있다. 반면 구마라집이 청목靑目의
주석과 함께 409년 한역한 『중론』은 27품 446게송으로 되어 있다. 바로 이
『중론』에서 용수는 명쾌한 논리와 치밀한 논증으로 대승불교의 기본 교
의敎義인 공空·연기緣起·중도中道 등의 의미를 자세하게 밝히고 있다. 가
명假名·열반·업業 등에 대해서도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때문에 『중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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