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2 - 고경 - 2018년 10월호 Vol.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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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분석하는 태도로 관법觀法을 진행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된다. 색을 하
           나하나 분석해 지·수·화·풍으로 구성된 것을 색이라 한다거나 색집色
           集·색멸色滅·색리色離  등을  상세하게  구별해  관찰하는  점  등은  모든

           법法을 하나하나 분별해 논구하는 아비달마의 분석법과 비슷하다. 주의할

           것은 『잡아함경』의 본모는 여전히 목차 정도의 역할, 즉 경문을 암송할 때
           편리함을 제공하는 제목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어찌됐던, 『잡아함경』에 보이는 여실관如實觀 수행법은 “짐승들은 숲과

           늪으로 모여들고 새는 허공으로 날아가듯이, 성스러움은 열반에 귀착되고

                                    28)
           법法은 분별分別에 돌아간다.” 는 붓다의 말씀과 함께 부파불교시기에 두
           드러지는 법상분별法相分別에 큰 영향을 미쳤다. 본모를 하나하나 분별해
           법상을 연구하는 방식은 당연히 ‘아미달마 논서’의 발달로 연결됐다. 부

           파들 가운데 상좌부와 거기서 분파된 설일체유부가 특히 논서論書를 중시

           했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이 남전南傳불교 상좌부에 7부 논서가 있다. 『법
           집론』, 『분별론』, 『계론』, 『인시설론』, 『쌍론』, 『발취론』, 『논사』가 그것이다.

           북전北傳불교 설일체유부에도 ‘육신일족론六身一足論’이라는 7부 논서가 있

           다. 『아비달마법온족론』, 『아비달마집이문족론』, 『아비달마시설족론』, 『아
           비달마품류족론』, 『아비달마계신족론』, 『아비달마식신족론』, 『아비달마발
           지론』 등이다. 남전 상좌부와 북전 설일체유부는 서로 관계없이 발전했지

           만, 모두 7부 아비달마론으로 자파의 교의를 확립했다. 이것은 우연히 아

           니다. 남·북전 공통의 연원인 『사리불아비담심론』을 저본으로 자파自派






           28)  “獸歸林藪, 鳥歸虛空. 聖歸涅槃, 法歸分別.” T.27-p.145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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