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8 - 고경 - 2018년 10월호 Vol.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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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없다. 자상은 자성과 거의 같은 의미를 가진 말이다.
             분별법으로 법상을 세밀하게 논구하고 분석하는 과정에 마침내 자성이
           라는 말이 등장했다. 물론 『사리불아비담심론』에 보이는 자성이라는 단어

           는 설일체유부가 주창하는 ‘불변하는 실체’로서의 자성은 아니다. 문자만

           같을 뿐이다. 『사리불아비담심론』의 자성은 분류학적인 의미가 강하다.
           ‘저것과 다른 이것’ 혹은 ‘다른 것과 구별되는 성격을 가진 존재’라는 정도
           의 뜻을 가진 자성일 따름이다. 반면, 설일체유부의 주요한 논서 가운데 한

           권인 『아비달마품류족론』에서 법상은 ‘실체를 가진 불변하는 존재’를 뜻하

           는 자성自性에 한 발 더 다가간다.


             『사리불아비담심론』에 등장한 ‘자성自性’



             『아비달마품류족론·변오사품辨五事品』이 제시하는 5위67법은 5온·12

           처·18계로 일체법을 포괄하던 이전 시기의 그것보다 더 세밀하고 더욱 정
           치精緻하게 일체법을 분류했다. 법상(범주) 개념이 보다 세분화됐다. 5위는

           색법, 심법, 심소법, 심불상응행법, 무위법 등 다섯이다. 색법에 15법, 심

           법에 6법, 심소법에 27법, 심불상응행법에 16법, 무위법에 3법이 각각 포
           함된다. 67법은 이론상 현실에 실존하는 법(존재)이다. 따라서 일대일 대응
           관계를 만들 수 있는 존재이기에 이들 법상은 『사리불아비담심론』 보다 훨

           씬 더 ‘실체實體 개념槪念’에 다가갔다고 봐도 된다. 그럼에도 일체법을 구

           성하는 5위67법에는 여전히 ‘분류학적인 의미’가 농후하며 ‘실체 개념’이
           되기에는 2% 정도 부족하다.
             경과 율을 외우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제정된 ‘본모’가 부파불교시기를

           거치며 존재의 모습을 가리키는 ‘법상法相’으로 개념이 확대되고, 『아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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