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7 - 고경 - 2018년 10월호 Vol.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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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소조所造]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원인과 결과가 다르듯
                이 「이룰 수 있는 것」과 「이루어지는 것」은 성격이 다르다.’ …
                묻노라: ‘대종과 조색造色은 서로 다른가?’ 존자 세우가 이렇게

                말했다: ‘원인이 대종이고, 결과는 조색이다. 만드는 것은 대종

                이고, 만들어 지는 것은 조색이다. 소의所依는 대종이고, 능의能
                依는 조색이다. … 능히 건립할 수 있는 것은 대종이고, 건립되
                어지는 것은 조색이다.’”       45)




              앞의 여러 인용문에서 알 수 있듯이 ‘감각기관으로 인지할 수 없지만 형
            태와 색깔을 가진’ 극미가 법체의 실유實有를 보증하며, 일체법의 본체인
            법체가 실유實有하기에 자성 역시 불변하는 실체實體적 존재가 된다. 지·

            수·화·풍[사대四大]의 극미인 사대종四大種은 물질세계나 정신세계(관념.

            무표색)의 본체本體이자, 세계를 만들어내는 능조인能造因이다. 다른 어떤
            것도 사대의 극미를 만들어 낼 수 없다. 사대의 극미는 인연의 결합으로 탄
            생되는 것이 아니다. 그 자체로 존재할 뿐이다. 세계를 만들어내는 근본 요

            소 즉 본체인 것이다.

              결국 ‘삼세실유三世實有 법체항유法體恒有’ 혹은 ‘화합한 것은 가짜고[和合
            假], 가짜는 실체에 의존한다[假依實]’는 설일체유부의 이론은 여실하게 일
            체법을 관찰하는 『잡아함경』의 여실관如實觀과 본모를 세밀하게 구별해 연

            구하는 아비달마의 분석법, 즉 오온·십이처·십팔계·5위67법에 속한






            45)  “問: ‘何故大種非所造耶?’ 答: ‘能造所造性各別故, 因果異故, 能成所成性各別故.’… 問: ‘大種造色相

              別云何?’ 尊者世友作如是說: ‘因是大種, 果是造色, 能生是大種, 所生是造色, 所依是大種, 能依是造
              色, … 能建立是大種, 所建立是造色.’” T.27-p.664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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