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9 - 고경 - 2018년 10월호 Vol.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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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자성의 존재는 연기법과 어긋난다.  무아를 설명하다 자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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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달하고 말았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 때 공사상이 등장한
            다. 동시에 대승불교도 힘을 발휘한다. 자성을 논파하는 과정에, 부파불교

            의 유물론적 경향을 완전히 탈색시킨 공사상은 유심론 중심의 대승불교로

            방향을 돌리는 역할도 한다. “모든 것은 마음이 결정한다.”는 ‘일체유심조’
            혹은 “객관은 없고 주관만 있다.”는 ‘유식무경’ 역시 공사상이 만들어낸 부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공사상의 정립과 유심론으로의 전환


              공사상이 절대적인 중심어로 등장하는 경전은 『반야경』이다. 대승경전

                                                  48)
            가운데 가장 먼저 출현한 경전은 반야계이며,  반야계 경전은 중에서 가
            장 일찍 등장한 것은 『도행반야경·도행품』으로 기원전 50년 전후에 편찬
            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반야경의 공사상을 체계적으로 연구·선양한
                             49)
            중관학파는 기원후 2∼3세기경 성립된다. 때문에, 반야경의 공사상과 중

            관파의 학설을 구별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공사상의 원천 역시 붓다의 교설이다. ‘공삼매空三昧’                   50)
            에 그 연원이 닿아있다. 『잡아함경』 권제3에 공삼매에 대한 기록이 있다.






            47)  『중론·관유무품 제15』는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48)  呂澄著, 『印度佛學源流略講』, 上海:世紀出版集團, 2005, p.79.
            49)  印順著, 『空之探究』, 臺北:正聞出版社, 1985, p.139. 기원후 179년 지루가참이 『도행반야경』을 중국

              어로 번역했다. 한편, 401년 구마라집이 장안에 온 뒤인 404년에 『대품반야경』이, 405년에 『대지도
              론』이, 409년에 『중론』이 각각 한역漢譯됐다. 이들을 연구한 승조가 『부진공론』을 저술한 것이 410년
              이다.
            50)  공삼매에 대해서는 아래 책을 참조하라. 印順著, 『空之探究』, 臺北:正聞出版社, 1985, pp.5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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