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4 - 고경 - 2018년 10월호 Vol.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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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 비로소 하이데거의 말대로 ‘제대로 죽을 자격’, ‘제대로 죽을 능력’ 을 갖
           게 된다. 신비로운 죽음 속으로 홀로 뚜벅뚜벅 그 의미를 곱씹어가며 걸어
           들어가는 연습은 죽을 능력, 죽을 자격증을 갖기 위한 것이다.

             내 삶의 진정한 고향으로 가는 길은 처음 가는 길이자 낯선 길이리라.

           그곳은 미지의 땅이기에 어둠·불안·공포·종말로 상상되기 쉽다. 그러
           나 자연의 섭리라는 제대로 된 앎을 통해, 우리는 죽음으로부터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라 필연적이고 자유로운 입장에 설 수 있다. 그것은 남의 이야

           기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나 자신의 본질적인 문제이다. 그 주체적인 해명

           속에서, 죽음은 빛·평온·안정이라는 관점으로 전환된다. 우리 삶의, 신
           비한 다른 한 차원이 죽음의 이해 그 깊은 곳에 묻혀 있다. 처처안락국處處
           安樂國! ‘발 내딛는 곳마다 안락국’으로의 인식 전환 말이다.
















           6)  이왕주, 「어느 개죽음, 한심한」, 『상처의 인문학』, (다음생각, 2014), p.227.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졸업, 일본 츠쿠바대학에서 문학석사·문학박사 학
                                  위 취득. 한국양명학회장·한국일본사상사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 『상상의 불교학』 등 30여 권이 있고, 논문으로 「원효와 왕양
                                  명」, 「릴케와 붓다」 등 200여 편이 있다. 6권의 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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