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8 - 고경 - 2018년 10월호 Vol.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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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의할 것은 ‘본모를 암송하고 있는 비구’라는 부분이다. 본모本
母는 경과 율의 ‘대강과 세목[강목綱目]’ 즉 목차·제목을 말한다. 연구주제
로 선정된 것, 연구제목으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논모論母라 하기도 하며
산스크리트어는 mātṛkā이다. 마달리가摩呾履迦·마질리가摩窒里迦·마다
라가摩多羅迦·마득륵가摩得勒伽 등으로 음역됐다.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
잡사』 권제40에 본모에 대한 설명이 있다.
“마질리가는 … 소위 사념처, 사정근, 사신족, 오근, 오력, 칠보
리분, 팔성도분, 사무외, 사무애해, 사문사과 … 이 모든 것을
4)
마질리가라고 한다.”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잡사』가 설명한 본모가 숫자와 결합됐을 때는 법
수法數로, 숫자가 붙지 않았을 때는 법상法相으로 각각 불려지기도 한다. 본
모는 “경과 율의 모체母體”라는 뜻이며, 붓다의 제자들은 경모經母와 율모
律母에 의거해 경과 율의 내용을 암송했다. ‘사념처’라고 말하면 사념처와
관련된 경의 내용을 머리에 떠올리며 읊조렸다. 본모는 대개 낮은 숫자에
서 높은 숫자로 - 즉 1, 2, 3, 4, 5, 6 … - 정리됐기에 외우기가 편했다.
그래서 제목·목차의 역할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붓다가 입적한 그 해(기원전 486년경) 마가다국의 수도 왕
사성에 위치한 칠엽굴에서 마하가섭이 주도해 제1차 결집이 이뤄졌다. 오
4) “摩窒里迦, 我今自說, 於所了義皆令明顯. 所謂四念處、四正勤、四神足、五根、五力、七菩提分、八聖道分、四
無畏、四無碍解、四門四果 … 如是總名摩窒里迦.” T.24-p.408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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