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고경 - 2018년 11월호 Vol.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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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 가운데 『법화경』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경 중의 왕’이라
           일컬어져 왔고, ‘대승경전의 꽃’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저는 이 경을 ‘상상
           력의 보고’라고 생각합니다. 부처님 그리고 불교에 관하여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이 경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사실 이 경을 처음 읽었을 때는 당

           황스러웠습니다. 사실성, 현실성, 역사성 같은 건 없습니다. 교리를 설하
           는 바도 없습니다.(이미 다른 경전을 통해 설해진 가르침을 전제로 한 경전이라는 점
           을 알면 이해가 됩니다.) 온갖 보살과 신뿐만 아니라 악마도 무수히 등장합니

           다. 부처님께서 부정하신 신통도 예사로 행해집니다. 한마디로 ‘황당하다’

           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경전을 읽을 때는 상상력이 필요합니
           다. 글자 그대로 읽으면, 불보살의 이름만 불러도 원하는 게 다 이루어지
           고 모든 악이 소멸된다는 식의 속악한 이해로 미끄러질 위험성이 있기 때

           문입니다. 경전의 한 부분을 보겠습니다.



             보살 - 사람 사이에 자비의 길을 놓는 사람



                그때, 무진의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어깨를 드러내고, 부

                처님께 합장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관세음보살께선 무슨 까닭으로 관세음이라 불리
                시나이까?”

                부처님께서 무진의보살에게 이르셨다.

                “선남자야, 무량 백천만억 중생이 온갖 고뇌를 받는다 해도, 관
                세음보살이 있음을 듣고 일심으로 그 이름을 부른다면, 관세음
                보살이 곧 그 음성을 알아듣고 모두들 고통에서 풀려나게 할 것

                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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