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 고경 - 2018년 11월호 Vol.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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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보살의 베풂이,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왜 관세음보살이 불자들에게 슈퍼스타인지, 왜 불자가 아니어도 우리의
할머니, 어머니들이 한숨처럼 ‘관세음보살’을 불렀는지를 알게 합니다. 그
렇게 해서라도 끊어질 것 같은 숨통을 틔우며 고단한 한 세월을 견디어 낸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상상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위에 인용한 경전의 내용을 뒤
집어 보면, 인간의 죄와 그 원인인 욕심의 ‘백서’로 읽힐 것입니다. 지면의 제
약 때문에 인용하지 못했지만 이어지는 내용은 관세음보살이 사바에서 중생
을 해탈케 하는 방편을 들어 보이는 것인데, 관세음보살이 (중생의 근기에 따라)
부처님, 벽지불, 제석, 바라문, 비구, 비구니, 우바이, 우바새, 소년, 소녀,
천, 용, 야차, 아수라…로 나투어 법을 설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이
웃들을, 심지어 악인이라 할지라도 불보살의 화신이요 선지식으로 여기라는
가르침인 것이지요. 이어서 사바세계에서 행하는 관세음보살의 온갖 위신력
을 열거한 다음, 보문품의 가르침을 받은 모든 중생들이 위없는 깨달음을 구
하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켰다는 것으로 설법을 마칩니다. 중생에 대한 무한
긍정입니다. 중생 모두 서로에게 보살이어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대승불
교의 정신은 곧 보살정신입니다. 우리 모두가 보살이 되지 않으면 대승불
교는 화려한 말일 뿐입니다. 만약 우리 가운데 단 한 사람이라도 세월호의
비극을 진정으로 자신의 업으로 여긴다면 그가 바로 보살일 것입니다.
보살은 세상의 아픔을 짊어지고 ‘사람과 사람 사이로 자비의 길을 놓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더 간절히 타인의 아픔을 상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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