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고경 - 2018년 11월호 Vol. 67
P. 44

세하고는 맹세문을 새긴 비를 세웠다.  …… 후일 예세왕뽀가
                                                5)
                깨달음을 얻자 짼뽀 치송데짼이 말했다. ‘당신은 우리 왕과 백성
                들의 선지식이다. 당신의 모습을 보니 마치 붓다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마침내 그를 승통僧統에 임명했다. …… (그러나 이런 저

                런 조치에 대해, 귀족출신인) 냥딩기진 등은 마음에 불만을 품었다.
                그래서 예세왕뽀에 대해 온갖 나쁜 말을 다 했다. 이에 예세왕뽀
                는 짼뽀에게 말하고 호작 지방에 있는 조용한 수행처에 들어가

                폐관수련을 시작했다. 짼뽀는 빠양을 승통에 임명했다. ……

                ② 그 즈음 중국의 마하야나 화상이 토번에 들어왔다. 토번의
                많은 출가자들이 마하야나의 가르침을 배웠다. 견해가 다른 것
                이 생기자 충돌(쟁론)이 발생했다. 짼뽀는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몰

                랐다. 마하야나의 토번 출신 제자인 양하미는 자신의 살을 칼로

                잘랐으며, 냑비마라와 냑린뽀체는 자신의 남성 생식기를 때리
                며 자살했다. 개라는 제자는 자기 머리에 불을 붙였다. 나머지

                제자들은 저마다 칼을 하나씩 가지고 다니며 ‘점문파漸門派(                 ཙན་མན་
                པ།  인도불학과 연계된 파)를 모두 다 죽이겠다, 그리곤 우리도 궁전

                앞에서 자살하겠다.’고 외쳐댔다. 짼뽀는 ‘여기 출가자들이 모두
                견해가 달라 쟁론과 충돌이 발생하고 있어 어떻게 해야 될 지 모

                르겠다. 빨라 돌아오라!’는 말을 전하라고 예세왕뽀에게 사자使
                者를 보냈다. 예세왕뽀가 궁전으로 돌아오지 않자 짼뽀는 궁궐

                의 신하 논캄빠를 파견했다. 짼뽀가 논캄뽀에게 ‘예세왕뽀를 데





           5)  이 비는 지금도 삼예사 대전 정문 오른쪽에 세워져 있다.



           42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