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고경 - 2018년 11월호 Vol.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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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될 뿐이다. 그릇된 친분관계를 이용하거나 아첨과 아부로 직장에서
           승진을 거듭한 들 그는 인간관계에서는 외톨이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반
           대로 늘 준비가 돼 있는 사람은 언제든 그의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맞게 될

           것이고 성과를 통해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존재로 우뚝 설 것이다.

             이러한 존재가 되려면 시작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 여러 번의 시작을 통
           해 시행착오도 경험하게 되고 실패도 경험해야만 성공률이 높아진다. 우
           리나라 속담에 ‘베 한 자를 짜나, 열 필을 짜나 베틀은 제대로 차려야 한다’

           고 했다. 베틀은 시작과 중간과 끝을 잇는 절대 필요한 수단이다. 입으로

           만 차린 진수성찬으론 주린 배를 채울 수 없다. 언제나 어디에서든 일을 시
           작하고 훌륭한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실력자가 되려면 늘 준비돼 있는 사람
           이어야 한다.

             그렇지만 실력으로만 인정받는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인간적으로

           존경받기 위해서는 남다른 인품과 도덕성을 겸비해야 한다. 자신부터 잘
           다스릴 줄 아는 인격을 가진 사람이 실력까지 인정받을 때 진정으로 주위
           의 박수를 받게 된다. 이런 사람은 시작과 중간과 끝이 일정하다. 초지일

           관이란 처음 시작한 뜻을 마지막까지 지킬 때 쓰는 말이다. 중간 중간에 어

           려움이 있을 때마다 ‘초심을 지키자’는 다짐도 처음 뜻이 어긋나면 마지막
           또한 크게 어긋나기 때문이다. 동기와 결과를 모두 존중하는 삶을 살기를
           희망한다.










             김군도   자유기고가. 선시 읽는 법을 소개한 『마음의 밭에 달빛을 채우다』를 펴내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다. 「오도송에 나타난 네 가지 특징」·「호국불교의 반성적 고찰」 등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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