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3 - 고경 - 2018년 12월호 Vol. 68
P. 113
外應涉乎俗. 涉俗亡染, 大悲所以不住, 照眞亡緣, 聖智所以無知. 以聖智無
知之因, 冥涅槃無名之果, 能事畢矣.
① 이치에 맞게 말을 하면 듣는 사람들이 기꺼이 믿고, 이치에 맞게 행
하면 보는 사람들이 존경하며 따른다. 그래서 먼저 ‘의미가 한 가지 임’을
밝히고자 4편 글의 근본을 지었다. ‘종본의’의 핵심이 진심을 신묘하게 드
러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마음이 의미하는 바는 본성·근본[性]에 있는 것
인가? 모습[相]에 있는 것인가? 모습에 입각해 보면 만물은 변화가 없다.
본성에 견지에서 보면 만물은 참[진眞]이 아니다. 요약하면 오직 진제·속
제일 따름이다. 무릇 이제(진제·속제)가 서로 철저히 통하면 반야가 아니면
근원을 밝혀낼 수 없음을 체득한다. 반야가 근원을 밝혀내고 생각을 끊기
에 안으로 능히 진제를 조감하고 밖으로는 당연히 속제에 관계한다. 속제
에 관계하나 오염되지 않고[삶과 죽음에 머물지 않고], 크나큰 자비 행行을 펼
치기에 편향되지 않으며, 실상을 관조해 능관(실지實智·권지權智)·소관(진
제·속제)을 모두 끊는다. 그래서 성스러운 진리[반야]에는 범부의 미혹된 지
식이 없다. 범부의 미혹된 지식이 없는 성스러운 지혜가 인因이 되어 태어
남도 사라짐도 없는 열반이라는 과果와 완전히 계합한다. 그러면 일[수행의
일]을 능히 마무리된다.
斯亦指聞、思、修三慧, 卽恩、智、斷 , 一心常融二諦, 五章 皆然. 以是觀
13)
14)
之, 其內秘、外現歟? 本高、迹下歟? 非心、言、思議也. 然玆四論, 宗 其一心.
15)
13) 이것은 붓다의 덕을 세 방면에서 나타낸 것으로 삼덕三德이라 한다. 은덕恩德은 중생에게 은혜를 베
푸는 것, 단덕斷德은 번뇌를 제거하는 것, 지덕智德은 지혜를 갖고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을 말한다.
14) 오장五章은 「종본의」·「물불천론」·「부진공론」·「반야무지론」·「열반무명론」을 가리킨다.
15) 종宗: ①향하다, 돌아가다. ②따라 배우다, 모방하다. ③존경하다, 숭배하다. 여기서는 ①의 의미로
사용됐다.
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