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고경 - 2018년 12월호 Vol. 68
P. 66
지금 꿈 얘기하는 두 나그네,
이 역시 모두 꿈속 사람이리라.
- 서산(1520∼1604), 세 가지 꿈 이야기[三夢詞].
얘기할 수 있는 꿈은 회상몽回想夢이다. 통상 잠에 든 뒤 90분이 지나면
꿈을 꾼다. 평균 하룻밤에 5번의 꿈을 꾼다고 하는데, 상영시간은 10분에서
최대 40분까지 이어진다. 당일 경험이 꿈에 나타나기도 한다. 그 꿈을 다시
보는 경우는 4일째 최저치를 보이다가, 다시 재생력이 늘면서 일주일 지나
면 첫 꿈과 같은 장면을 또 볼 수 있다는 사례연구가 있다. 꿈에도 ‘시차 효
과’가 발생한다. 꿈 중엔 자각몽自覺夢이 있다. 100여 년 전(1913) 네덜란드
내과의사 F.V.에덴이 처음 사용한 용어로, 스스로 자각한 상태에서 꾸는 현
상이다. 꿈을 꾸면서도 그 사실을 인지하기 때문에 ‘꿈의 내용’까지도 평상
시 자기 행동처럼 통제할 수 있다. 몽중일여夢中一如의 경지가 아닐 수 없다.
사면원래무일물四面元來無一物
부지하처의안문不知何處擬安門.
동서남북 사방이 원래 아무 것도 없으니,
문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도 모르겠네.
저간소실공공적這間小屋空空寂
명월청풍소백운明月淸風掃白雲.
이 조그만 집이 텅 비고 고요한데,
밝은 달 맑은 바람 흰 구름을 쓸어가네.
- 나옹(1320~1376), 허공에 지은 암자[虛菴].
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