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 - 고경 - 2018년 12월호 Vol.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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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아 없어졌거나 물고기가 주워 먹은 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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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는 200살을 산다.
생사일여生死一如라던데,
삶이 느리면
죽음도 게을러질까.
#. 굳게 닫아건 마음에는 어둠이 틈입하지 못한다.
명상가들은 “바로 지금 여기에 집중하라”고들 말한다. 하기야 부처님도
그랬다. 『잡아함경』에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이미 가버
린 과거를 후회하지 말라”는 요지의 설법이 나온다. 그러나 ‘명상가게’에
서 나와서 숨 몇 번 쉬고 밥 한 술 뜨면, ‘지금’은 금세 ‘과거’가 된다. 그
리고 ‘여기’는 어디까지인가. 내 발밑까지인가, 우리 집 현관까지인가. 부
질없는 계산이다.
현재만을 온전히 즐기다간 머지않은 시간에 파출소 유치장에 갇힌 자신
의 모습을 발견하기 십상이다. 과거를 잊지 않고 조심하는 동시에 미래를
잊지 않고 준비하면서 살아온 총체가 오늘날의 나인 것이다. 과거와 미래
의 실체가 애매하듯, 현재도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다. 시간은 아무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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