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고경 - 2018년 12월호 Vol.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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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게 잘 보이려고,
하늘조차 구슬땀을 흘린다.
큰스님들이 돌아가시면 대개 열반송이 발표된다. 인생을 돌아보
며 평생 쌓아올린 수행의 경지를 마지막으로 드러내는 노래다. 하
나같이 장엄하고 신비롭다.
= 오늘 하루를 후회 없이 살고자 한다면, 후회 없이 일해야 하는가. 후회 없이 놀아야
하는가.
조계종 제8대 종정을 지낸 서암홍근(西庵鴻根, 1917~2003)에게도
그럴 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그는 열반송을 거부했다.
= 어느 쪽을 택하든 지치긴 마찬가지.
“정 누가 물으면 그 노인네 이래저래 살다가 이래저래 갔다고
해라.”
= 어제 산 것처럼, 오늘 죽었으면.
어려서는 단것을 즐겨 먹었다. 일찍 담배를 배우면서 20대부터는 담배
가 단것의 쾌락을 대체했다. 40대부터는 당뇨에 대한 두려움이 단것을 더
멀리 밀어내버렸다. 입맛만이 아니라 인생에서도 단것을 접할 기회는 극
히 드물다. 사는 게 원래 쓴맛임을 아는 낫살이기도 하다. 하기 싫은 일을
하고 만나기 싫은 사람을 만나야만 그나마 돈이 벌리더라.
운동을 싫어하지만 군대에 가야 했다. 부득이하게 축구를 해야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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