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0 - 고경 - 2019년 1월호 Vol.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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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론학 강설講說 1
고구려 승랑 사상의 재조명
박상수 | 불교학자·번역저술가
1. 삼론학三論學은 구마라집(Kumārajīva. 344~413)이 장안에 도착해 5세
기 초엽 한역漢譯한 『중론中論』 『백론百論』 『십이문론十二門論』 세 논서의 교
의敎義를 중심으로 성립된 중국불교 초기의 대승학파이며, 이 삼론에 『대
지도론大智度論』을 더하여 사론四論이라 부르기도 한다.
『중론』은 고대 인도의 산스크리트로 씌여진 범본梵本을 409년(弘始11년)
에 한역하였으며, 인도불교 대승학파인 중관학파中觀學派의 시조 나가르쥬
나(Nāgārjuna. 용수龍樹. 약150~250)의 대표적 저술이다. 구마라집이 한역한
『중론』은 약 450게송과 그 게송을 해석한 장행석長行釋으로 되어 있는데,
게송의 원래 작자는 용수이고, 장행석은 바라문 출신 학자 청목(靑目.
piṅgala)이 해석한 것이다. 현존하는 모든 『중론』 주석서 가운데 가장 오래
된 것으로서, 중국 한국 일본의 동양 삼국에서 말하는 『중론』은 이것을 의
미한다.
『중론』은 반야경般若經에서 설하는 공(空. sūnya)의 사상을 교리적, 논리
적으로 해명한 최초의 대승불교 논서論書이다. 사부대중이 염송하는 유명
한 『반야심경』에도 “오온개공五蘊皆空…”이라는 말이 등장하지만, 사실 이
경전 어디에도 공의 의미에 대한 설명은 나오지 않는다. 실은 방대한 분량
의 다른 반야경에서도 공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러한
실정을 감안하면 반야경의 공사상에 대하여 교리적 설명을 시도한 『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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