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1 - 고경 - 2019년 1월호 Vol.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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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왜 인도뿐 아니라 중국에서 주목을 받았는지 실감할 것이다. 이 『중론』
            이 등장으로 말미암아 향후 천여 년간 지속된 인도 중관학파의 근간이 마
            련되었으며, 삼론학의 주요 교의들도 대부분 이 논서에 의거하여 촉발되

            었다.

              『백론』은 용수의 제자 제바(提婆. Arya-deva)의 저작으로 404년에 한역되
            었다. 그 내용은 『중론』의 공사상에 근거하여 불교 내부에 대한 비판보다,
            인도 고대 철학 가운데 논리학을 주장한 니야야학파[정리파正理派], 정신적인

            푸루샤와 물질적인 프라크리티의 이원론二元論을 논의한 상키야학파[수론

            파數論派], 현상의 세계를 실재론적으로 논의한 바이세시카학파[승론파勝論派]
            같은 다른 학파의 주장에 대한 논파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파사破
            邪적 측면에 의하여 삼론학의 소의 논서에 포함되었다고 보기도 한다. 『십

            이문론』은 『중론』의 저자 용수의 저술로 전해지고 있으며, 그 내용은 『중론』

            의 주제를 12부문으로 선출하여 비교적 평이하게 서술한 논서이다. 『중론』
            과 같이 409년 한역되었다. 『대지도론』은 2만 5천송 반야경인 『대품반야
            경』의 주석서로서, 『십이문론』과 마찬가지로 용수의 저술로서, 402년 번역

            을 시작하여 405년에 말기에 완료하였다.

              이상의 삼론·사론은 현재 한역만 남아 있고, 산스크리트 원본도 발견
            되지 않고, 티베트역도 없다. 다만 『중론』의 경우 청목이 해석한 장행석을
            제외한 본문의 게송 대부분이 현존하는 유일한 범본 주석서 찬드라키르티

            (Candrakīrti. 月稱)의 『명구론(明句論. Prasanna-padā)』에서 동일하게 확인되

            고 있어, 구마라집역 『중론』의 게송은 본래 용수의 저작임이 파악되었다.
            『백론』의 범본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티베트역으로 전해지는 제바의 저서
            『사백론(四百論. Catuḥ-śataka)』가 한역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십이문론』과 『대지도론』은 순수 한역뿐이라, 연구자에 따라 용수의 진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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