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고경 - 2019년 1월호 Vol.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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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집부터 수당 시대에 활약한 길장까지 7대설 혹은 8대설을 제시한 것으
           로서, 서너 가지 계보설이 등장하였다. 그러나 학파의 역사가 유구하고 중
           간의 계보가 혼란하여, 어느 것도 완벽하다고 보기 곤란한 점들이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그럼에도 중국 삼론학의 계보를 더듬어보는 데에 필요

           한 사항이라, 그 대체적인 요점을 소개하여 장래 더 온전한 계보가 등장하
           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남아 있는 불충분한 자료 속에서 학파의 속성을 구분짓기 위하여 노력

           한 결과, 구마라집 문하 삼론학 연구자들의 학설을 고古삼론학이라 부르

           고,  이후에 등장한 승랑僧朗을 시조로 삼아 길장에게 전해진 학설을 신新삼
           론학이라 명명한 것은 근래 일본 학자들의 한 가지 공로이다. 고삼론학자
           들의 삼론학 학습과 주석서 저술은 문헌의 기록과 인용문이 더러 남아있

           어 의심할 바가 없고, 승랑 이후 신삼론학자들의 삼론 연구와 강남 지역에

           서 활약한 사실도 확인되고 있다.



             4. 삼론학의 교의敎義를 추구하다보면, 이 학파의 계보 못지않게 지난至
           難한 과제로 다가온다. 어떤 삼론학의 교의나 학설의 전모를 설명하는 것

           이 그렇게 온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남아 있는 저술이라고는 길장의 삼론
           학 관계 문헌이 거의 전부이다. 저술 분량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
           지 삼론학 교의들의 대부분은 길장 자신이 창안하여 설한 것이 아니라, 승

           랑 이후 이전 스승들로부터 전수받아 듣고 배운 것을 그대로 전하거나, 혹

           은 그것을 길장이 체계적으로 정리한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 점은 다른
           학파의 유명 학승들의 저술과 많이 다르다.
             우선 그것이 고삼론학으로부터 유래한 경우, 대개 ‘관하구설關河舊說’ 같

           은 명칭 하에 인용하는데, 그게 어디를 말하는 것인지 학자들에게 지명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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