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7 - 고경 - 2019년 1월호 Vol. 69
P. 107
名의 혼란을 불러왔다. 지금은 일본 학자들과 중국의 탕용동湯用彤(1893~
1964) 등의 해명을 통해 구마라집 문하의 팔준八俊 등의 옛 삼론학설을 의
미하는 것으로 판명이 났다고 본다.
그 다음 신삼론학으로부터 전수받은 경우, ‘섭령상승攝嶺相承’ ‘흥황상
승興皇相承’이라는 명칭 하에 인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신삼론학은 섭
산攝山 서하사捿霞寺의 승랑僧朗(남조 송나라 말기~제나라 초기)→섭산 지관사止
觀寺의 승전僧詮→경도京都 흥황사興皇寺의 법랑法朗(507~581)→가상사嘉祥
寺의 길장(549~623)으로 계승되었다. 그 때문에 승랑 이후의 스승들로부터
전수받은 경우, ‘섭령흥황상승’이라는 명칭 하에 인용한 것이다. 그 중에는
분명하게 구별되어 이미 해결된 교의도 있지만, 세 스승 가운데 누구를 말
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부분들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본다.
5. 그런데 여기에 미싱 링크가 발생하여 삼론 연구에 애로사항이 되고
있다. 고삼론학자와 신삼론학자의 연결이 명료하게 연결되지 않은 것이
다. 흐르던 한 줄기 강물이 일관되지 못하여 이리 갈라지고 저리 흘러가면,
그 주류를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승랑이 신삼론학의 시조라는 것까지 일본학자들은 규명하였지만, 승랑
이 구마라집 문도들 중에 누구에게 수학했다는 것인지, 종래의 삼론학 연
구자들은 길장의 저술에 나오는 대답만으로는 확신을 갖지 못하였던 모양
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삼론학의 중흥조에 해당하는 신삼론학의 시조가 고
구려 출신 승랑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이도 일본학자였지만, 그 승랑이 은
둔자 주옹周顒을 가르쳤다는 길장의 기록을 무시하고, 오히려 그 반대로 승
랑대사가 은둔자 주옹에게 배웠을 것이라고 의심한 일본학자들도 있었다.
일부의 중국학자도 승랑의 구마라집 문하의 삼론 수학을 의심하였다. 고
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