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8 - 고경 - 2019년 1월호 Vol.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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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려 출신 승랑이 신삼론학의 시조로 인정되고 나자 다시 논란의 중심이
되었단 말인가?
그러한 견해가 무리한 것임을 처음으로 제기하여 반박한 것이 바로 필
자筆者였고, 중간의 초록 발표를 제외하고 두 편의 논문을 발표한 지도 벌
써 십 수년이 지났다. 두 번의 발표 때 논평자 2명도 찬성과 반대로 나뉘
었는데, 이후 국내를 제외하고 이에 대한 반응을 더 들어보지는 못했다. 승
랑의 사승師承문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해명할 필요가 있다.
6. 그렇게 승랑대사의 사승문제가 일단락 되면 다음 문제가 발생한다.
승랑이 제시한 삼론 교의는 어떠한 것이 있었으며, 그것은 승랑이 고삼론
학자에게 수학한 것인가, 아니면 승랑이 비로소 창안한 것인가? 한국의 삼
국시대 신라의 원효元曉를 비롯한 여러 고승들의 삼론학 관련 저술들이 모
조리 사라져버린 지금, 고구려 승랑의 삼론학설 몇 가지만이라도 접촉한
다면 적지 않이 위로 되지 않을까. 고故 김인덕 교수는 먼저 승랑학설에 대
한 원문의 한문 자료를 길장의 여러 저술에서 발췌하여 발표하였고, 나중
에 승랑의 삼론학설에 대한 논문을 따로 발표하였다. 20여 년의 세월이 지
나, 이제 제자였던 내 입장에서 승랑대사의 학설을 다시 검토하는 기회가
오리라곤 짐작 못했다.
7. 수나라와 당나라 초기에 활약한 가상嘉祥 대사 길장은 삼론학을 대성
하였다. 가상사嘉祥寺를 거쳐 나중에 수나라 장안 일엄사日嚴寺에 거주하며
삼론학을 강습하고 저술하였다. 현존하는 길장의 저술은 24부部 112권. 고
일서古逸書는 약11종이며, 이 가운데 순수 삼론학 관련 저술만도 6부 25권
이 남아 있는데, 삼론학 개론서격인 『삼론현의三論玄義』는 1부 1권에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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