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0 - 고경 - 2019년 1월호 Vol.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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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현재까지 연구 발표된 국내외의 논저들을 합해보면, 스승들로부터 전수
           받아 주장한 길장의 삼론교의에는 대략 일치하는 부분들이 나타난다. 학

           설로서 종결된 것도 있고, 더 궁리할 것도 남아 있지만, 우선 파사현정破邪

           顯正이라는 정의의 깃발 아래 다른 종파를 척파한 것을 제외하더라도, 길
           장은 삼론학설로서 무의무득정관無依無得正觀에 투철하여, 자파自派의 어교
           이체於敎二諦, 약교이체約敎二諦를 제기하고, 사종석의四種釋義를 통하여 사

           론의 대의를 표방하고, 팔부중도八不中道에 대한 삼종방언三種方言을 주장

           하였으며, 이장삼륜二藏三輪에 입각하여 당시의 오시교판五時敎判을 비판하
           였다.
             만약 삼론학이 성립되지 않았다면, 중국의 다른 많은 학파나 종파의 형

           태와 내용이 지금 알고 있는 것과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삼론학파에서 『중

           론』 등에 근거하여 반야와 공사상을 나름대로 정립하지 못했다면, 선종·
           화엄종·천태종 같은 다른 종파들의 종지나 교학 같은 것이 원활하게 성
           립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논구하여 해명하기 어려운 분야지만, 중

           요성은 그에 반비례하여 더욱 증대될 법하다. 연구 발표된 것은 적고, 풀

           어야 할 것은 많다.











             박상수朴商洙   동국대 불교학과 졸업. 동대학원 불교학과에서 「용수龍樹의 화엄사상華嚴思想 연구」로 박사
             학위 취득. 동국대 불교학과 강사 역임. 동국대에서 『한국불교전서』 제13권과 제14권(『유가사지론기』)
             공동 교정 편찬. 고려대장경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돈황불교문헌 공동 연구. 번역서로 『삼론현의三論玄
             義』와 고려대장경의 한글 번역본 몇 가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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