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고경 - 2019년 1월호 Vol.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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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이라 한다.
둘째는 정향이니, 선악의 경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고도 마음이 어
지럽지 않은 것을 이름하여 정향이라 한다.
셋째는 혜향이니, 마음에 걸림이 없어 언제나 지혜로써 자기 성품을 비
추어 본다. 어떤 악도 짓지 아니하고 많은 선을 닦지만 마음에 두지 아니
한다. 어른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거두며, 외롭고 가난한 이를 불쌍히 여
기는 이런 것들을 이름하여 혜향이라 한다.
넷째는 해탈향이니, 마음이 바깥 대상에 끄달리는 바가 없어 선도 생
각하지 않고 악도 생각하지 아니하여 자재무애하니 이름하여 해탈향이라
한다.
다섯째는 해탈지견향이니, 마음은 이미 선악에 얽매이는 바가 없더라도
공에 침잠하거나 고요함에 머무르지 않고, 널리 배우고 많이 듣기를 마땅
히 하여 자기 본래 마음을 투철히 알아 모든 부처님의 진리에 통달하고, 세
속에 살면서 나도 없고 남도 없는 깨달음에 이르러 참된 성품이 바뀌지 않
는 것을 이름하여 해탈지견향이라 한다.
선지식들이여, 이 향은 저마다 내면의 향이니 밖에서 찾지 말지니라.
『육조단경』 「전향참회傳香懺悔 제5」 가운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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