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고경 - 2019년 1월호 Vol.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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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식 이야기 8
반조返照, 반영인가 반성인가
정은해 | 성균관대 초빙교수·철학
1. 반조, 반영, 반성은 일상적으로 혼용되기도 하는 용어인데, 필자는
이 세 용어를 구별해보고자 한다. 반조返照는 되돌아 관조함, 곧 되돌아 비
추어 관찰함을 의미한다. 반영反映은 되돌아 비춤을, 반성反省은 되돌아 살
핌을 의미한다. 이에 따를 때, 반조返照는 반영反映이 아니라 반성反省이라
고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런 경우에도, 모든 반성이 반조는 아니
고, 특수한 반성만이 반조이다. 왜냐하면 “과거”의 의식에 대한 반성은 기
억이고, “현재”의 의식에 대한 반성만이 반조이기 때문이다.
평안한 마음 상태를 불가에서는 종종 관조(觀照, 비추어 관찰함)로 표현하
는데, 고려시대의 지눌 스님은 관조를 원조(圓照, 원만하게 비춤)라고 말하기
도 한다. 원조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지눌은 참된 마음[眞心]을 다음과 같
이 설명 한다:
“만약 진심이라면, 앎이 없이 알고[무지이지無知而知] 평온하게 품고
원조圓照하기 때문에 초목과 다르고, 미움과 애착을 생겨나게
하지 않기 때문에 망심과 다르다. 곧 대상을 대함이 텅 비어 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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