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4 - 고경 - 2019년 3월호 Vol.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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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식 이야기 10
반본환원 : 현상학적 환원과 얼마만큼 다른가
정은해 | 성균관대 초빙교수·철학
반본환원返本還源이란 말은 반본과 환원의 결합인데, 그 둘의 관계에
관한 의견은 분분하다. 어떤 이는 반본은 초발심에 의거한 말이고, 환원
은 궁극의 원만함에 의거한 말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반返과 환還에 대한
지적이어서 본本과 원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드러나지 않는다. 어떤
이는 ‘본원을 회복함은 본심을 회복함을 이른다’(復本源或云復本心)고 하여,
본원을 본심으로 명시하였다. 그런데 널리 알려진 십우도十牛圖에서 반본
환원이 인우구망(人牛俱忘, 사람과 소가 모두 사라짐) 이후의 단계를 나타내는
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른 풀이도 가능하다. 곧 반본환원을 본원本源
에로 반환返還함이라고 읽고, 본원을 본래의 세계로 읽는 것이다. 반환은
‘빼앗거나 빌린 것을 도로 돌려줌’의 의미도 있고, ‘되돌아오거나 되돌아
감’의 의미도 있는데, 여기서 뒤쪽의 의미를 취하면, 반본환원은 본래의
세계로 되돌아오거나 되돌아감이란 말이 된다.
본래의 세계로 되돌아감
십우도는 목우도나 심우도라고도 불리는데, 송나라(宋, 10세기~13세기)의
보명普明의 것과 곽암廓庵의 것이 우리나라에 전래되었다고 한다. 두 사람
에 대한 연보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고, 다만 보명은 11세기 사람이고, 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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