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0 - 고경 - 2019년 4월호 Vol. 72
P. 100
선, 불선, 이 둘이 모두 아닌 것[俱非]의 성품에 포섭된다. 둘이
모두 아닌 것이란 무기無記를 말한다. 선도 불선도 아니기 때문
에 둘이 모두 아닌 것이라고 부른다. [어떤 법은] 이 세상 및 다
른 세상에서 순응되는 이로움[順益]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선이
라고 부른다. 인간세상이나 천상에서의 즐거운 과보는 비록
이 세상에서는 순응되는 이로움이 될 수 있을지라도 다른 세상
에서는 그렇지 않으므로 [단지 무기의 즐거운 과보라고 부르고] 선善
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어떤 법은] 이 세상과 다른 세상들에서
거스르는 해로움[違損]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불선不善이라고 부
른다. 악취의 고통스러운 과보는 비록 이 세상에서는 능히 거
스르는 해로움이 될 수 있지만, 다른 세상에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무기의 고통스러운 과보일 뿐이고] 불선이 아니다. 선과 불
선의 이로움과 해로움의 의미 중에 기입하여 구별할[記別] 수
없기 때문에 무기라고 부른다.” 1)
처음 말해진 것은 6전식이 선, 불선(악), 무기에 통한다는 것이다. 이어
서 이 세상 및 다른 세상이라는 두 세상에서 항상 이로운 것(유루의 선, 무
루의 유위법, 무루의 무위법)은 선이라고 불리고, 두 세상에서 항상 해로운 것
(유루의 악)은 불선이라고 불린다고 하였다. 더 나아가 단지 한 세상에서만
1) 玄奘, 『成唯識論』, T1585_.31.0026b10-b16: 此六轉識何性攝耶. 謂善不善倶非性攝. 倶非者謂無記.
非善不善故名倶非. 能爲此世他世順益故名爲善. 人天樂果雖於此世能爲順益非於他世. 故不名善. 能
爲此世他世違損. 故名不善. 惡趣苦果雖於此世能爲違損非於他世. 故非不善. 於善不善益損義中不可
記別. 故名無記. 참고: 김묘주 역주, 『성유식론 외』, 동국역경원, 2008, 323쪽.
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