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6 - 고경 - 2019년 4월호 Vol.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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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서평 - 『만해의 마지막 유마경』
“완결된 메시지 담은 미완의 번역”
김성동 | 도서출판 어의운하 대표
“1933년 유마경 번역을 시작하였다.” 작년 11월 만해 한용운 연구의
글을 읽다가, 이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 듣는 정보였다. 만해의 저
작물들 중 『유마경』이 있었나? 자료를 검색해도 만해가 번역한 『유마
경』은 나오지 않았다. 만해를 다룬 수많은 연구 논문과 책들 중에 만해의
『유마경』은 보이지 않았다. 이상한 일이었다. 다시 자료를 살폈고, 주변
을 탐문한 후 만해가 심우장에서 1933년 『유마경』 번역을 시작했고, 제6
「부사의품」 일부까지 번역된 이 번역 원고가 400자 원고지 총 148장 분량
으로 전해졌으며, 이 육필 원고를 후학들이 1973년 신구문화사에서 발간
된 『한용운전집』(전6권) 제3권에 수록했고, 「유마힐소설경강의」라는 제목
을 붙였다는 것을 알았다.(이 육필 원고지는 후에 산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용운전집』에 실린 불교학자 조명기 선생의 해제를 읽으면서 만해의
「유마힐소설경강의」가 완역이 아닌, 절반의 번역본임을 확인했다. 안타까
웠지만, 만해가 한글로 처음 번역한 경전이 『유마경』이었다는 것, 그리고
전문가들뿐 아니라 불교 대중들 대부분 만해가 한글로 번역한 『유마경』을
접해보지 못했다는 것 등은 나에게 ‘이 『유마경』을 출간해야겠다’는 마음
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한용운전집』은 또 하나의 중요한 정보를 나에게 주었다. 만해가 번역
을 시작한 지 7년 후인 1940년 『불교』지 2월호에 「유마힐소설경강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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