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4 - 고경 - 2019년 4월호 Vol. 72
P. 114
침을 말한다. 이 점교를 열어서 다섯 시기로 나누어, 삼승별교三乘別敎(아
함경, 육바라밀설)·삼승통교三乘通敎(반야경)·억양교抑揚敎(유마경, 사익경思益
經)·동귀교同歸敎(법화경)·상주교常住敎(열반경)의 오교五敎로 구분하는 오
시교판五時敎判을 주장하였다. 중국불교에서 자주 거론되는 오시교판의
근원으로서, 천태종天台宗의 오시교판보다 먼저 설해진 것이 바로 혜관의
오시교판이다.
그러나 이 돈점이교頓漸二敎와 오시교판은 후대의 학자들에게 비판되
었다. 먼저 수대隋代에 활약한 삼론학의 길장은 『삼론현의』에서 소개 비판
하였고, 또한 『법화현론法華玄論』에서도 혜관의 교판설을 비판하였다. 그
러나 혜관이 제시한 교판설의 조직 체계는 불교 교판설의 기반이 되어,
이후 중국불교의 여러 종파에서 제창한 다양한 교판설의 토대가 되었고,
신라 원효도 교판설을 제안하였다.
혜관의 제자에 승복僧馥이 있어, 『대품경』과 『소품경』 『잡심雜心』을 잘
하였다고 한다. 또 혜관의 『열반경』 연구를 계승한 제자에 영근사靈根寺
법원法瑗(409~489)이 있었는데, 도생의 돈오설을 지지하였다고 한다.
7) 혜엄慧嚴(363~443)
16세에 출가하여 구마라집의 제자가 되어 중용되었다. 나중에 건강으
로 돌아가 동안사東安寺에서 거주하였으며, 『무생멸론無生滅論』과 『노자약
주老子略注』를 저술하였다. 『무생멸론』은 그 제목에서 표출되듯이 반야 삼
론사상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담무참曇無讖이 한역한 북본의 40권 『대
반열반경』이 전해지자 혜관·혜엄·사령운이 함께 수정하여 남본南本의
36권 『대반열반경』을 편집하였다. 제자에 법지法智가 있어, 『성실론』과
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