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9 - 고경 - 2019년 4월호 Vol.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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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부처님 가르침은 속제와 진제에 의지한다. 말은 속제에 부
합되고, 이치는 진제를 밝힌다. 게다가 전진·후진 사람들은 글
을 좋아해 경전을 옮기는 사람들이 유교 경전과 사서史書를 참
조했다. 서진·동진 사람들은 이치를 숭상해 글을 짓는 사람들
이 『노자』·『장자』에서 말을 빌렸다. 유교 경전과 사서의 말을
참조했지만 부처님과 공자의 기풍氣風이 같은 것은 아니며, 『노
자』·『장자』의 말을 사용했지만 불교의 진리와 노담·장주의 가
르침이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려가는 것은 아니다. 승조 법
사는 한 시대를 넘는 뛰어난 수재이고, 천년의 세월 속에 홀로
드러난 사람이기에, (승조 법사는) 위로는 지혜로 높음과 밝음을
귀히 여기고, 아래로는 혼란함을 엄하게 따져 묻는 분이다. (유
가·도가의 가르침과 불교를 같이 여기는 것) 이것은 송나라의 도장을
들고 월나라로 가는 것인 데도 어리석은 무리들은 (이를) 무시
하고[모르고], (유가·도가의 가르침과 불교를 다르게 여기는 것) 이것은
본래 자기의 보배를 들고 자기 나라로 돌아오는 것인 데도 식견
이 없는 무리들은 (이를) 비웃는다. 진실로 슬픈 일이며, 깊이 탄
식할 일이로다!
② 최근 일부 식견 없는 무리들이 스스로 무리를 짓거나 혹은
승복을 입은 채 대승의 가르침을 비방하며, 형색은 범부의 모
습을 한 무리들이 반대로 작은 가르침을 숭상해 위로는 높은
덕을 헐뜯고, 만일 속된 이름이 조금이라도 널리 퍼지면 아래
로는 저속한 무리들을 찬탄하며 (자기들의 말이) 진리의 실제에
부합하는 것이라 외치니, 스스로 얼굴의 두꺼움을 잊은 이들이
어찌 부끄러움을 알겠는가! ‘비유하면 어리석은 도적이 금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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