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고경 - 2019년 4월호 Vol.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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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과 함께 하는 인생 이야기 2



                         자식에 대한 사랑과 집착



                                                        박원자 | 불교 전문 작가





             서른한 살의 큰딸애가 6개월만의 백수생활 끝에 재취업이 되었다. 대

           학을 졸업하고 딱 3년 직장생활을 하더니, 휴식을 취하면서 다른 삶을 모
           색해보겠다며 회사를 그만둔 지 정확히 1년 반 만이다. 그동안 여행도 다

           녀오고 규칙적인 운동도 하면서 몇 개월 쉬더니 재취업 대신 평소 하고
           싶던 분야의 창업을 선택했다. 다소 경험이 부족해 무모해보였지만, 자기

           인생이니 심사숙고했을 터이고, 젊은 날 하고 싶은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
           는 것도 큰 인생 공부겠다 싶어 지지해주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

           다고 하지 않던가.
             6개월쯤 지나자 상황이 어려워보였다. 경제적인 투자를 계속해야 하는

           데, 저축해놓은 비용은 바닥이 난 것이다. 제 아빠가 좀 도와줄까 했더니
           펄쩍뛰었다. 자기 힘으로 해보겠다는 것이다. 날이 갈수록 힘겨워보이던

           어느 날, 딸이 나에게 말했다. “엄마, 그만 접는 게 좋을 것 같아.” “좀 더
           버텨보지 그래. 아빠가 1년까지는 좀 도와주겠다고 하시던데.” “아니, 사

           업을 시작할 때 부모님의 도움은 받지 않기로 결심했고 또 조금 도움 받
           아서 될 일이 아닌 것 같아. 사업을 하는 데 10개의 힘이 필요하다면 적어

           도 한두 개 정도는 확실한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난 그것도 준비가
           안됐더라고. 지금으로선 힘을 더 키우는 게 맞는 것 같아. 나 자신을 발견

           한 소중한 기회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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