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0 - 고경 - 2019년 4월호 Vol.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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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암 거사와 배우는 유식 8



               언제나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말나식



                                                         허암 | 불교학자·유식





             저번 호에서는 의식은 어떤 작용을 하는 마음인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심층의 마음인 말나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세친 보살의 『유
           식삼십송』에 따르면 말나식은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습니다.



                말나식은 모든 일에 ‘언제나 집요하게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이기

                적인 마음[항심사량심]’이다.
                말나식은 ‘나[자신]’라는 생각에 ‘더럽혀진 마음[염오의]’이다.

                말나식은 아뢰야식에 의지하고 아뢰야식을 대상으로 삼는 마음이다.
                말나식은 가치론적으로 선도 불선[악]도 아닌 무기이다. 특히 유부무기

                이다.
                말나식은 4가지 번뇌[아치, 아견, 아만, 아애]와 언제나 함께 작용하는 마음

                이다.
                말나식은 자신이 생존하는 장소에 구속되게 하는 마음이다.

                말나식은 깊은 수면이나 기절해도 사라지지 않고 작용하지만, 아라한
                과 멸진정의 단계에서 사라지는 마음이다.



             이제 구체적으로 말나식은 무엇 때문에 항심사량하는 마음이고, 왜 더

           러운 마음인지를 기술하겠습니다. 또한 무엇 때문에 말나식은 가치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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