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고경 - 2019년 4월호 Vol.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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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오의’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축구 경기 중에 더티 플레이dirty-play를
하는 선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관중이 야유를 보내지만 심판은 휘슬을 불
지 않습니다. 더티 플레이지만 반칙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말나식은 운동
경기로 치면 일종의 ‘더티 플레이’라고 할까요!
말나식 - 아뢰야식에 의지해 생기는 마음
말나식은 ‘심층에서 언제나 집요하게 자아에 집착하는 마음’입니다. 그
렇다면 말나식은 어디에서 생기한 것인가? 저번 호에서 전오식과 의식은
아뢰야식을 의지에서 생긴다고 설명했습니다만, 말나식도 아뢰야식으로
부터 생기합니다. 유식에서 자아에 집착하는 것[아집我執]은 자기 자신으
로부터 전변한 것, 즉 인간의 번뇌는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생기한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인간의 이기성은 외부로부터 들어온 것이 아니라 자
기 자신에게서 생겼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여래장사상에서는 유식사상
과는 반대되는 입장을 취합니다. 여래장사상에서는 인간을 본래 청정한
존재라고 합니다. 인간에게 존재하는 번뇌와 아집 같은 오염된 성질은
외부로부터 날아들어 온 먼지와 같은 우연적인 것이라고 보는 입장입니
다. 이것을 ‘심성본정 객진번뇌’라고 합니다. 우리의 마음은 본래 청정
합니다. 그러나 객진번뇌, 즉 손님[객客]과 같이 먼지[진塵]처럼 날아들어
와 번뇌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먼지[번뇌]를 불어서 날려 버리면 청정한
모습으로 되돌아올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여래장사상은 중국에 전해
져 중국 선종의 사상적 기반이 됩니다. 당연히 대한불교조계종도 선종이
기 때문에 여래장사상을 토대로 성립하였습니다. 더불어 마음을 탐구하
는 유식[마음공부]도 선종의 사상적 토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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