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고경 - 2019년 4월호 Vol.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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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나식 - 대상은 아뢰야식이다
유식에서는 인간의 마음을 8가지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그런데 어떤
마음이든 반드시 무언가를 대상으로 삼아 작용합니다. 마음이라면 반드
시 마음의 대상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대상이 없는 마음은 없습
니다. 지난 호에서 언급했습니다만, 안식은 색경, 이식은 성경, 비식은
향경, 설식은 미경, 신식은 촉경, 의식은 법경을 각각 대상으로 삼아 작
용합니다. 반면 말나식은 아뢰야식을 대상으로 하여 작용하고, 아뢰야식
으로부터 생기한 것입니다. 그리고 말나식은 아뢰야식을 의지처로 하며,
게다가 아뢰야식을 대상으로 삼아 아뢰야식을 자아로 생각하고, 아뢰야
식에 애착을 가지고 계속하여 집착합니다. 다시 말해 말나식은 아뢰야식
을 ‘자아’라고 집착하는 것입니다.
말나식 - 유부무기이다
말나식과 아뢰야식은 선도 악도 아닌 무기[비선비악]입니다. 말나식과
아뢰야식이 무기인 이유에 대해서는 아뢰야식을 설명할 때 다시 구체적
으로 살펴봅시다. 그 중에 말나식은 무기중에서도 유부무기입니다. 유부
란 있을 유, 덮을 ‘부’자이기 때문에 무색한 마음을 덮거나 깨달음에로 나
아가는데 방해나 장애가 있다는 것입니다. 나중에 설명하겠습니다만, 아
뢰야식은 무기 중에서도 무부무기입니다. 무부란 없을 무, 덮을 부자이기
때문에 ‘무엇을 덮는 것이 없다’라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들의 무
색한 마음을 덮거나 깨달음에로 나아가는데 장애나 방해하는 것이 없다
는 뜻입니다. 반면 의식은 선·불선·무기 모두에 작용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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