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9 - 고경 - 2019년 4월호 Vol.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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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발



                                                 최재목 | 시인·영남대 철학과 교수





              이 벌판 위에는

              여름이라는 맨발이
              걸어간다

              애비 없는 추억들이, 집 잃은 게딱지 햇살들이
              신발을 벗어들고

              허물어진 개미둔덕을 넘어,
              어리석은 고로, 진실에서만 철썩이는 파도들이

              해당화 가시들이
              지상의 가장 아름다운 바다를 벗어놓고

              노을 속으로
              에미 없는 돌을 밟으면서

              맨발로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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