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발 최재목 | 시인·영남대 철학과 교수 이 벌판 위에는 여름이라는 맨발이 걸어간다 애비 없는 추억들이, 집 잃은 게딱지 햇살들이 신발을 벗어들고 허물어진 개미둔덕을 넘어, 어리석은 고로, 진실에서만 철썩이는 파도들이 해당화 가시들이 지상의 가장 아름다운 바다를 벗어놓고 노을 속으로 에미 없는 돌을 밟으면서 맨발로 걸어간다 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