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고경 - 2019년 5월호 Vol.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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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암 거사와 배우는 유식 9
아치·아견·아만·아애와 함께하는 말나식
허암 | 불교학자·유식
저번 호에서 말나식은 언제나 집요하게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이
기적이며, 더러운 마음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게다가 가치론적으로 선
도 불선[악]도 아닌 무기無記, 특히 유부무기라고 했습니다. 이번에는 말나
식과 함께 작용하는 ‘심소心所’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마음 따라 작용하는 심소
심소란 마음[의식, 말나식, 아뢰야식]이 작용하면 마음과 반드시 동반하여
1)
함께 작용하는 부수적인 마음입니다. 요즈음 말로 설명하면 부끄러움,
분노, 욕망, 질투, 원한 등 일종의 감정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필자는 성철 스님의 『백일법문』(중)에 따라 심소를 ‘마음작용’이라고 번역
합니다. 여기서는 둘을 혼용하여 사용합니다. 독자들께서는 착오 없으시
길 바랍니다.
1) 유식에서는 마음을 심왕心王과 심소心所로 나누는데, 심왕이란 마음의 주체[전오식, 의식, 말나식, 아뢰야식]를
마음[心]의 임금王이라고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며, 심소란 심소유법心所有法의 줄인 말로 ‘마음에 소유
된 것’, 즉 심왕에 부수하는 신하와 같은 의미이다. 즉 마음의 주체를 임금, 마음의 주체에 부수하여 작
용하는 심소를 신하로 비유한 것이다. 심소는 크게 구별하면 6위(변행5, 별경5, 선11, 번뇌6, 수번뇌20, 부정4),
보다 자세하게 나누면 51개이다. 자세한 것은 ‘심소’ 부분에서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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