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고경 - 2019년 5월호 Vol.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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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
             먼저 아치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불교에서는 번뇌 중의 번뇌[근본번
           뇌]를 탐[탐욕]·진[분노]·치[어리석음]의 삼독三毒이라고 합니다. 삼독이

           란 독이 사람을 해치듯이 수행자의 수행을 방해하는 최대 방해꾼을 탐·
           진·치의 3가지로 비유하여 표현한 것입니다. 이 삼독 중의 하나인 ‘치

           癡’에 ‘나’를 뜻하는 아我를 첨가하여, ‘자기 자신에 대해 어리석다’라고 아
           치를 정의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나’는 어떤 존재이며, 나의 무엇에 대

           해 어리석은지, 그리고 자신에 대해 어리석은 것이 왜 괴로운지[번뇌] 살
           펴봅시다.

             부처님께서는 본래 ‘나’는 ‘무아=연기=공=무자성’한 존재라고 합니
           다. 현실에서 엄연히 나는 존재하고 있는데, 무엇 때문에 부처님은 ‘나’를

           ‘공’한 존재라고 했을까요? 우선 현재 내 자신은 어떻게 이루어진 존재인
           지 알아봅시다. 우선 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지구가 생기고 나서, 35억

           년 전에 근원적인 생명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생명체가 미생물에서
           생물 등으로 진화를 거듭하여 어류, 동물, 영장류, 원숭이, 인간으로 진

           화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인의 조상인 단군할아버지에서 출발하여 고구려
           인 내지 신라인이 되었습니다. 이 분 중에 어느 한 분이 나의 조상이 되어

           고조, 증조, 할아버지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만
           나 내 아버지를 낳았으며,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만나 내 어머니를 낳

           았습니다. 또한 어떤 인연으로 인하여 내 아버지와 어머니가 만나 사랑을
           나누어 아버지의 정자 20만개 중의 하나가 어머니의 난자와 결합하여 나

           는 생명체가 되었습니다. 만약 내 조상 중에 한 분이라도 임진왜란 또는
           병으로 돌아가셨다면 나는 지금 여기에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나

           는 어머니의 뱃속에서 태어나 부모의 교육과 학교 교육[선생님, 친구 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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