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고경 - 2019년 5월호 Vol.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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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만과 늘 함께 작용하여 나를 괴롭힙니다.
<아애>
아애는 ‘자신을 사랑스럽다고 생각하는’ 마음작용입니다. 다시 말해 아
애는 무조건적으로 오로지 자기만을 계속해서 사랑하고 집착하는 마음작
용입니다. 아애는 자기만을 사랑하고 집착하기 때문에 아탐我貪이라고도
합니다. 아애도 늘 말나식이 움직이면 늘 함께 작용하여 나를 힘들게 합
니다.
모든 번뇌의 근본은 어리석음
이상으로 말나식이 움직이면 언제나 함께 작용하는 4가지 번뇌에 대
해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4가지 번뇌 중에서도 부처님의 핵심 가르침
인 ‘나’와 ‘사물’의 도리[공, 연기, 무상, 무아]를 모르는 ‘치癡’가 가장 중심적
인 번뇌입니다. 그래서 『유식삼십송』의 주석서인 『성유식론』에서는 “모든
번뇌가 생기할 때 반드시 ‘치’로 말미암는다.”고 주석하고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에 대해 모르는 것이 모든 번뇌의 시작이기 때문입니
다. 자아의 본질에 대해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자아는 인연에 의해 지탱
되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허위의 자아상을 구상하여 고정
화·실체화하는 아견이 생기합니다. 그리고 아견에 집착하기 때문에 아
만이 일어나고, 아치, 아견, 아만이 생기하므로 자기에게 애착愛着하는 아
애가 생기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말나식은 깨어있든 깊은 수면에 빠져있든 착한 일을 하든 나쁜
일을 하든 언제나 집요하게 ‘나’의 본질을 모르게 하여 나를 높이고 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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