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고경 - 2019년 5월호 Vol.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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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만과만慢過慢입니다. 만과만이란 만심이 점차로 높아져 능

            력·재산 등이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에 대해 자신이 뛰어나다고 내심內心
            생각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자기보다 뛰어난 자에 대해 말로 표현은

            못하고 마음속으로 혼자서 은밀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필자도 늘 경험
            하는 번뇌입니다.

              네 번째는 비만卑慢입니다. 비만이란 능력·재산 등이 상대가 월등하
            게 뛰어나지만, 그 차이는 조금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던

            상대를 낮추고 자신을 높이려고 하다보면 이런 번뇌는 늘 나타나게 마련
            입니다. 아마도 많은 독자들께서도 이런 번뇌를 자주 경험했을 것입니다.

              다섯 번째는 아만我慢입니다. 앞에서 설명했기 때문에 생략합니다.
              여섯 번째는 증상만增上慢입니다. 증상만이란 아직 얻지 못한 것을 이

            미 얻은 것처럼 상대를 속이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상대보다 자신의 덕
            이 조금 뛰어나지만, 마치 상대보다 자신의 덕이 훨씬 뛰어나다고 하는

            번뇌입니다. 증상만은 참선이나 수행할 때 가장 잘 드러나는 번뇌입니다.
            예를 들면 아직 화두를 깨치지 못한 사람이 화두를 깨쳤다고 공언한다든

            지 아니면 수행 도중 아직 깨닫지 못했으면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생각하
            는 것입니다. 따라서 증상만은 수행 중에 나타나는 일종의 허영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곱 번째는 사만邪慢입니다. 사만이란 자신에게 덕이나 수행력 등이

            전혀 없으면서도 자신은 보시도 잘하고 계율을 잘 지키고 뛰어난 덕이 있
            다고 하는 만심입니다. 사만도 증상만처럼 수행 중에 나타나는 허영심의

            일종입니다. 이런 사만은 수행이 깊은 척 포장하고 있는 스님이나 참선
            한다고 절에 들락거리지만 전혀 수행력이 없는 유한마담들에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번뇌입니다.(『마음공부 첫걸음』, 김명우, 민족사) 이와 같이 말나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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