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 - 고경 - 2019년 5월호 Vol.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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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입니다. 특히 자존심, 자랑 등이 고만한 것으로 변질되면 상대를 낮추

           어 보는 아만으로 발전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만심慢心은 우리들이 좀처럼 자각하기 어려운 번뇌입니다.

           왜냐하면 만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만심이 없다고 착각하기 때문입니
           다. 게다가 만심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수행을 통하여 만심을 없애면

           이번에는 만심을 제거했다는 또 다른 만심이 생기합니다. 이처럼 만심이
           없어지더라도 또 다른 만심이 끊임없이 생깁니다. 그래서 만심은 제거하

           기 힘든 번뇌입니다. 유식의 논서[『유식삼십송석』·『성유식론술기』]에는 만심
           을 7종류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첫째, 만慢입니다. 만이란 능력·재산 등이 자신보다 열등한 자에 대해
           자신이 그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거나 능력·재산 등이 동등한 자에 대

           해 자신이 그와 동등하다고 생각하는 마음의 작용입니다. 다시 말해 만이
           란 자기보다 못한 자와 자기를 비교하여 자기가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자

           기와 동일한 수준의 사람과 비교하여 자기와 동일하다고 판단하는 것입
           니다. 이처럼 유식에서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마음을

           번뇌라고 규정합니다. 그런데 어째서 유식에서는 이런 마음을 번뇌라고
           할까요? 유식에서는 자신과 상대를 비교하는 것 자체를 번뇌라고 규정하

           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저 사람보다 뛰어나다든지 저 사람과 동일하다
           든지 하는 것, 즉 상대를 의식하는 것 그 자체가 만심을 일으키는 근원이

           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과만過慢입니다. 과만이란 능력·재산 등이 자기와 동등한

           자에 대해 다른 측면, 예를 들면 보시·계율·용기 등은 자기가 뛰어나다
           고 생각하거나 또는 집안이나 학문 등이 나보다 뛰어난 사람에 대해 자신

           은 능력·재산 등의 면에서 동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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