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 - 고경 - 2019년 5월호 Vol.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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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법문』 해설 73



                     삼론종 사상을 체계화한 스님들



                                                      서재영 | 성균과대 초빙교수





             용수 보살은 제2의 부처님이자 대승불교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위대한

           사상가이다. 이와 같은 위상을 가진 용수의 사상을 중국에 소개한 것은
           구마라집(鳩摩羅什, 344~413) 삼장이다. 그가 번역한 용수의 저작들을 통해

           공사상이 소개되었고, 그것은 중국 종파불교의 사상적 기저가 되었다. 이
           런 이유로 용수 보살은 8종의 공조公祖로 널리 추앙받게 되었다.




             고구려 승랑 스님과 삼론학


             용수의 사상을 근간으로 하는 인도 중관파中觀派 사상은 중국에 들어와

           서는 삼론종三論宗으로 불렸다. 용수의 『중론』과 『십이문론』, 그리고 용수
           의 제자 제바의 『백론』을 중심으로 연구하는 학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상적 내용으로 볼 때는 중관종中觀宗, 공종空宗, 무상종無相宗 등으로 불
           리기도 했다.

             구마라집은 삼론종의 사상적 토대를 제공하는 논서들을 번역했기 때문
           에 삼론종의 개조로 추앙받는다. 구마라집과 함께 대승경전과 삼론을 번

           역하는 과정에서 삼론에 조예가 깊은 제자들이 양성되었다. 이들에 의해
           삼론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승예僧叡와 승조僧肇 같은 학자들이 배출

           되고, 이들이 여러 저술을 편찬하면서 삼론종의 사상적 체계를 잡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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