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고경 - 2019년 5월호 Vol.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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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론종이 우리에게 특별한 관심을 끄는 이유 중 하나는 승랑(僧朗, 500

            년 전후) 스님 때문이다. 고구려 요동 출신인 승랑은 삼론종 사상의 발전
            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삼론종은 고삼론과 신삼론으로 구별되는데 그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승랑이다. 삼론의 계보는 승랑 때부터 법맥이 확
            실해 지기 시작했는데 그때까지 삼론학은 성실론을 비롯해 소승적 영향

            으로 본래의 진의眞意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다. 승랑은 이런 한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삼론학의 체계를 수립하여 길장에게 전승함으로써 신삼론

            의 원조로 평가받게 된다.
              승랑은 북중국에서 구마라집의 교학을 배웠는데 삼론뿐만 아니라 화

            엄학에도 조예가 깊었다. 공부를 마친 승랑은 남중국 회계산 강산사를 거
            쳐 초당사 등에서 후학을 가르쳤다. 이 때 정계에서 은퇴한 관리이자 현

            학가인 주옹周顒이 승랑에게 삼론학을 배워 「삼종론」을 저술하여 삼론의
            기본적 취지를 밝혔다.

              나아가 불교에 심취해 불법천자佛法天子로 불리던 양 무제武帝 역시 승
            랑의 학식을 높이 평가했다. 무제는 승전僧詮 비롯해 열 명의 학승들을 선

            발해 승랑 문하로 보내 공부하게 할 만큼 스님에 대한 존경심이 깊었다.
            만년에는 서하사棲霞寺로 들어가 스승 법도화상法度和尙의 지위를 계승하

            는 등 승랑의 주요 활동무대는 하서河西지방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그래
            서 ‘하서대랑河西大朗’ 또는 ‘독보하서獨步河西’라고 불려졌다.

              승랑 스님이 이와 같이 지식인과 황제의 존경을 두루 받게 된 것은 삼
            론에 조예가 깊어서 삼론종 성립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승랑에 의해

            발전된 삼론학은 양무제가 보낸 열 명의 제자 중 지관사의 승전에게 상승
            되고, 다시 흥황사 법랑法朗을 거쳐 길장 대에 와서 집대성되면서 독립된

            종파로 발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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