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고경 - 2019년 6월호 Vol.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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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74호 | 『백일법문』 해설 74
회통이제會通二諦, 대립과 갈등을 넘는 지혜
서재영 | 성균과대 초빙교수
불교경전은 방대하고, 교리도 복잡해 초심자들에게는 난해하게 느껴
지기도 한다. 게다가 수많은 경전들이 한결같거나 앞뒤 아귀가 딱딱 맞는
것도 아니다. 그 이유는 부처님은 수기설법隨機說法을 하셨기 때문이다.
부처님은 듣는 사람의 그릇과 상황에 따라 그에 맞는 비유와 내용을 말씀
하시고, 최적의 교리를 일러주셨다. 이와 같은 부처님의 설법방식을 응병
여약應病與藥이라고 한다. 모든 사람에게 미리 제조된 동일한 약을 처방하
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병과 증상에 따라 최적의 약을 처방하는 것이
응병여약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수많은 경전들이 등장하게 되었고, 교리
역시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모든 교설을 포괄하는 중관사상
하지만 어떤 것이 불법의 정수精髓이고, 무엇이 불법의 핵심인지 알고
싶은 것이 배우는 사람의 마음이다. 이런 지적 욕구에서 ‘교판敎判’이라는
분석체계가 등장하고, 돈교頓敎니 원교圓敎니 하는 교법에 대한 등급이 등
장하게 되었다. 굳이 수당隋唐 대에 등장한 이런 교판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개별 경전에서도 무엇이 불법의 핵심인지에 대한 내용도 여럿 찾아볼 수
있다. 한 예로 『중아함경』 7권에 수록된 「상적유경象跡喩經」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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