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고경 - 2019년 6월호 Vol.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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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한 도리를 전하기 위해 말이라는 매개를 통해 설명했다. 따라서 경經이

           란 중관의 진리가 언어화 된 것이며, 논論은 보살이 중의 이치를 보고 마
           음을 깨닫고, 그 이치를 설명한 것이다.

             결국 『중론』이란 보살이 중의 이치를 깊이 관조하여 깨달음의 마음을
           성취하고, 그 이치를 언어로 드러낸 문헌이라는 뜻이다. 물론 논에 선행

           하는 경이 있다. 부처님이 중의 이치를 설명한 것이 경전이라면 그 경전
           의 핵심을 풀이한 설명이 논이다. 이처럼 삼론종에서는 ‘중中’이란 제불보

           살의 근본원리이자 불교의 근본원리여서 불교의 모든 이치는 중에 모두
           들어 있고, 불법의 모든 이론은 중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설명한다.



             변견과 대립을 넘어서는 진리



             길장은 『삼론현의』에서 중의 “도道를 말미암기 때문에 모든 불보살의 정

           관이 발생한다[제불보살정관諸佛菩薩正觀].”고 했다. 모든 불보살은 중의 이치에
           의해서 비로소 변견邊見을 극복하고 치우치지 않는 안목인 정관正觀을 성취

           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성철 스님은 중도를 깨치고, 중도에 입각
           하지 않으면 변견에 떨어지게 되고, 변견으로는 정관正觀, 정지正智, 정견正

           見이 될 수 없다고 했다. 바른 지혜는 반드시 중에 입각하여 치우친 견해를
           치유해야 하며, 변견을 치유한 상태가 곧 정관이고 정견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의 핵심이란 무엇일까? 해제에 나타난 설명은 중이 불법
           의 근본이라고 했지만 다소 추상이다. 제불보살님이 행한 것이 중이라

           고 했고, 중의 이치에 입각한 봄이 중관이라고 했는데, 그 핵심이 무엇인
           가에 대한 구체성이 결려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답이 바로 『중

           론』의 첫 장인  「관인연품觀因緣品」에 대한 해석이다. 여기서 길장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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